식초
김정희
뚱뚱했던 배둘레햄이
쏙 들어갔다.
배가 다 어디로 간 거지?
신기해서 재확인했으나
역시나~
감 딸 때 땅에 떨어진 감
여지없이 금이 가서
익지 않고 물러서
애초에 버렸었다.
버려졌던 깨진 감과
냄새나서 만지기도
꺼려했던 은행껍질로
식초를 담갔는데
아~ 그 성결 구절이
떠오른다.
건축자들이 버린 돌이
모퉁이의 머릿돌이
되었다는
감식초도 귀하지만
은행 식초는 더욱 귀하다
효과가 바로 느껴져
감추어 놓고
먹고 싶을 만한
귀한 음식이 되었다.
거리정화로
암컷 은행나무
다 베어져서 내년에는
구경도 못 하는데
이제는 아쉽네~
있을 때 잘해라는
말처럼 너무 흔해
하찮게 여기던 주변의
것들이 있는지 눈여겨보고
나사렛 가난한 동네에서
세상의 구원자가 나신 것처럼
오늘도 등한시되는
일련의 행동들을
사랑의 시선으로
승화시켜야겠다.